옛날엔 아빠가 쳐다보는게 정말 싫었는데. 누가 칭찬하면 간지럽고 불편했다. 짜증나게 쳐다보고 지랄이야 돈내고 쳐다봐! 니가 뭔데 날 평가해? 꼬인 생각. 민감도가 많이 높은 아이이긴 했지. 근데 여기선 괜찮다. 어쩌구 저쩌구 관심을 가져도 그냥 한귀로 흘리고 앙금이 남지 않는다. 애인 있어? 니가 알아서 뭐하게? 소개시켜 주게? 결혼할 돈이라도 대주게? 얼굴 빨개지지도 않았다. 어제의 아픔은 굳은 살이 되어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 난 그냥 거지새끼야. 니 머릿속에 내가 차지하는 자리가 아주 작다는 것도 이제는 알아. 나이가 드는건 참 편해지는 일인 것 같다. 참 좋다.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다시 또 꼬인생각이 들기 시작한다면 내 몸 컨디션은 괜찮은지, 일이 힘들진 않은 지를 돌아봐야 한다. 이렇게 점점 뻔뻔해지나보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고집스럽던 나도 변한다. 자연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