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너는 누구냐
ㅡ 무화과 먹어본 촌놈이 되자
ㅡ 무화과 나뭇잎이 마르고 포도 열매가 없으며~하는 찬송가가 언제나 떠오른다. 인류가 재배한 최초의 과일이라는데 이제서야 먹어보다니 ㅋ
ㅡ 6개 2800원. 집앞 슈퍼는 언제나 비싸니 이것도 좀 비싼걸거라 생각함. 처음먹어봐서 가격이 비싼건지 싼건지도 모르겠음. 그냥 호기심에 먹어보는거라 가격은 상관없음.
ㅡ 계산하면서 아주머니께 빨간게 익은거에요?라고 물으니 밑에가 벌어진게 익은거라고 하신거같음...
ㅡ 무른 녀석인지 몰라서 대충 들고왔더니 조금 찌그러졌다
ㅡ 아마도 일단 씻어야겠지?
ㅡ 아프리카 먹방에서 누가 먹는걸 보니 꼭지를 따고 반 쪼개서 바로 입에 넣던데. 아래꼭지를 딴건지 위꼭지를 딴건지. 아마도 줄기부분을 떼버린거였겠지. 과육보다 식감이 조금 질겨서 왠지 떼고 먹게 된다.
ㅡ 반 쪼개보니 핑크색 씨인지 과육인지가 잔뜩. 자세히 보면 징그럽다. 소장의 융털같다. 사진찍고 나서 보니 윗부분 갈색은 기분나빠. 떼내고 먹었다.
ㅡ 향은 푸릇푸릇한 풀잎향이 나고. 먹어보니 복숭아 맛. 조금 덜 단 복숭아 느낌? 과육이 매우 부드럽다. 오히려 달지 않아서 더 좋았다. 씨부분은 입에 살짝살짝 걸리는 수준이고, 전체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맛과 향이다. 개성이 없어서 유명하지 않은 과일인가보다. 수분이 많아 청량감이 든다. 내일은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먹어봐야지.
ㅡ 하지만 넘나 마음에 든 것 ㅋ 복숭아는 비싸고 씨와 껍질 때문에 짜증나지만 무화과는 훌륭한 대용품이 될것같다. 가격이 싼지는 확인이 필요함 ㅋ 복숭아도 잘 안먹어서 가격을 잘 모르겠다. 대충 지나가면서 봤을땐 한알에 4천원이던데ㅡㅡ?
ㅡ 검색해보니 9월이 제철이고. 농약을 안친다고하니 또 호감이다. 변비에 좋다는 말이 있길 기대했는데 그렇진 않고 복숭아처럼 두드러기가 나거나 많이먹으면 혀가 아프거나 한단다. 하루에 두개씩만 먹어야지.
ㅡ 이틀째, 하루만에 미세하게 작아진거같아. 냄새도 조금 한약냄새같아지고. 맛이 없다. 인터넷에서 본 사진으로는 말려먹은거라서 굉장히 작아지던데, 그렇다고 하루만에 이렇게 마르나? 기분탓인가? 냉장고에 넣으면 안되는 과일인가?
ㅡ 삼일째, 다 먹었다. 겉이 쪼글해지고 꼭지부분 하얀 과육에서 나오는 하얀 즙도 기분나빠. 치킨이랑 같이 먹었는데 영 맛이 없다. 이제 안사먹을래.
ㅡ 무화과의 부드러움과 달콤한 맛을 느끼며 혹은 속안의 벌레를 발견하며 인상을 찌푸렸을 아주 먼 과거의 '고대인'과 함께하는 느낌이 들었음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