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퀘어
운동하러 나갈땐 망설이지 말고, 망설이는 시간이 더 피곤할 수 있으니까. 빠르게 옷 입고 나간다.
기어코 60kg 찍어버렸다. 살이 쪄서 매일 입는 청바지가 너무 꽉 껴 보기 흉하고, 땀이 찬다. 전에 이마트에서 샀던 탑텐 냉장고바지 같은거 사야지 하고 탑텐 검색하니 강건너 홈플러스에 있네.
가는길에 어젯 밤 폭우로 개천물이 많이 불었다. 딱 잠수교 높이까지만 찼네. 생각보다 유속이 빨랐다. 잠수교 근처에는 쓰레기가 쌓였고, 산책나온 리트리버는 신나서 똥물에 수영하고 주인은 쩔쩔맸다.
마트 도착했는데 휴점일이구나 하하하하하하하하.
조금 더 걷자 해서 타임스퀘어까지 갔다. 주말이라 사람이 정말 많았다. 농구 머시기 행사를 하고 있었다. 탑텐 매장에 내가 찾는 바지가 없었다. 8세컨즈와 유니클로도 갔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피곤했다. 이렇게 넓은 공간이 에어컨으로 보송보송하다니 정말 대단해. 집에 갈까 하다가 유니클로 옆에 행사장에서 찾았다. 7900원 저렴하게 바지 두개를 샀다.
점심 먹어야 할 시간인데 사먹을까. 비싸서 싫다. 딱히 먹고 싶은게 있거나 허세부리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오전부터 달콤한 젤리가 먹고싶었는데 살찔까봐 참았다. 물 한 모금도 못마시고. 마을버스타러 가는 길에 코코팜처럼 젤리와 물과 당분이 있는걸 먹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편의점에서 모구모구란 1500원짜리 신상 음료수를 샀다. 나의 욕구를 완벽히 충족시켜주는 음료수였다. 멤버십 할인해서 1350원인데 티머니로 결제하니 공짜로 먹는 기분이라 더 기분이 좋았다. 편의점에서 나오자마자 저기서 버스가 왔다. 우리집 가는 버스 맞아? 헐 맞네. 대박 ㅋㅋㅋ 덥고 습한데 오래 기다릴 줄 알았는데! 기분 짱좋이야.
쇼핑이란 너무나 피곤한 것. 너무 많이 걸어서 피곤해져버렸다. 일하러 가야하는데 ㅠㅠ 집에와서 냉동볶음밥 볶아먹고. 출근 전까지 잠깐 테레비 본다는게 깜빡 잠들어버렸다. 역시 너무 피곤했어.
출근. 새로 산 바지를 샀는데. 늘 입던걸 안입으니 너무 이상한 느낌. 나만의 기분탓일까. 아니면 정말 이상한걸까. 이런 바지 입는 사람 잘 없어. 잠옷 같다. 신경쓰지 말자. 근데 회사에서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그래 만나는 사람 없겠구나 싶은 뉘앙스를 풍겨서 상처받아버렸다. 이게 하루중 제일 피곤했다. 굳이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신경쓰지 않고 다녔던건 사실이지. 상처받을 필요 없어. 그런거 하나하나 다 신경쓰면서 어떻게 살아. 적당히 바보같고 헐렁하게.
회사에 체중계가 있어서 올라가봤다. 맨발로 올라가면 체수분량까지 재주는? 키와 나이 입력하고. 체지방량 31% 체수분50.6%가 나왔다. 어떻게 보는거지? 검색해보니 30%는 경도비만이란다. 솔직히 그 그림과 내 거울은 조금 차이가 있는거같은데. 내 눈에 콩깍지가 씌인걸까? 어쨌든 살을 빼야 하는 건 기정 사실. 나름 한다고 하긴 하는데 효과가 나지 않는다.